강이 뜨겁다. 여름 같은 날씨 탓도 있지만 정작 강이 뜨거운 이유는 따로 있는 듯하다. 그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프로젝트의 과속으로 생기는 마찰열 때문일 것이다. 작년 연말 정부는 홍수방지와 수질오염을 해결하고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12년까지 14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12월 한국건설기설연구원에게 4대강 마스터플랜 작성을 의뢰하였고, 오는 5월 말에 최종 확정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공사를 착수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프로젝트 추진 발표 후 지금까지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과 정부 고위 관계자는 4대강 프로젝트를 ‘4대강 재탄생 사업’, ‘하천 복원사업’, ‘전 세계적 환경 복원 모델’ 등으로 표현하며,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반드시 해야 할 사업임을 강조하여 왔다. 또한 정부가 제시한 목적의 조기 달성을 위해 전광석화 같은 속도전을 주문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14조 규모의 마스터플랜이 단 5개월 만에 나온 사례가 있는지 반문한다. 자칫 부실한 계획으로 4대강 살리기가 아닌 강 죽이기가 될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또한 강의 수질을 개선시킨다고 하지만 정작 4대강 프로젝트에는 수질 개선 사업이 없으며 속도전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과거 개발 시대로 회귀하는 착각이 일어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국민들의 우려는 보다 근본적이다. 지난 1월 국토해양부가 실시한 여론조사 자료를 보면 국민의 58%가 4대강 프로젝트가 대운하와 관계없다는 정부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민들은 4대강 프로젝트를 대운하의 이란성 쌍둥이로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4대강 프로젝트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면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질 뿐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불신과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계획단계부터의 시민 참여, 즉 시민플랜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효과는 국내외 사례를 통해 이미 검증되었다. 미국의 경우 ‘Sharded Vision Planning’ 개념이 일반화 되었으며 영국은 템스강 개발에서 환경청(Environment Agency)이 지자체, 주민, 시민단체 등 70개 이상의 이해관계자와 계획을 함께 수립하였다. 일본은 하천정비계획의 경우 지역 주민의 안전과 하천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민 및 지자체,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한다. 국내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가 있다. 2006년에 작성된 치수분야 최고 상위 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당시 건설교통부는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이 시민 참여로 1년여에 걸쳐 수립되면서 사회적 불신 해소와 합의를 만들 수 있었음을 성과로 발표하였다. 결국 시작부터 시민과 함께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사회적 논란을 해결하고 합의를 만들어 사업의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자연 현상을 모두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단 몇 개월짜리 계획을 ‘마스터플랜’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싶다. 그리고 몇 개월짜리 계획으로 단 몇 년 만에 큰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어리석음과 오만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 4대강 프로젝트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계획부터 시민과 함께 하자. 그것이 제대로 된 4대강 살리기의 시작일 것이다.

※ 내일신문 칼럼 (5월 1일 자)으로도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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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뿔

 정부의 상식 밖 수질 대책

4대강 추진본부 해명자료, 정책은 없고 주장만, 수질오염 불보듯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이하 ‘추진본부’)는 27일 발표된 4대강 정비사업 마스터플랜의 중간보고 사업 중 16개의 보 설치가 수질에 악영향을 준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추진본부가 제시한 보완대책은 전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오히려 수질 악화를 야기할 우려가 크다.


 추진본부는 보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수질이 악화되는 것이 아니고, 유량과 오염원의 유입량에 따라 수질이 좌우된다며, 신규댐의 증설과 농업용 저수지 증고를 통해 유지용수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주 환경부 내부 분석보고서를 통해서 보가 설치되면 유량이 늘어나 오염원이 희석되는 효과도 있지만 물 흐름이 차단되면서 발생하는 오염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가 있다. 정부 스스로도 보로 인한 수질 오염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또한 고인 물이 썩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정부가 유지용수 확보를 목적으로 주장하는 댐과 저수지 역시도 물의 흐름을 차단하는 시설이다. 지난 2004년 곡릉2수중보를 철거한 후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가 복원되었다는 건설기술연구원의 연구 결과는, 보가 그동안 수질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추진본부는 또 다른 대책으로 수문이 개방되는 가동보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필요시 수문을 열어 보 아래 쌓인 오니 등을 씻어내겠다는 것인데, 이 오염된 물이 내려가는 곳 역시 보 하류부의 강이다. 오염된 물이 강의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는 것일 뿐, 이는 상식적으로도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아니다.


 정부는 이번 마스터플랜에서 수질개선비용을 전혀 책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수질이 확실히 개선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고, 물길을 막는 댐과 보 건설로 ‘수질 문제 해소 가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물은 흐르는 그대로 두어야 가장 좋다. 이러한 하천의 자정능력을 살려주고, 인위적인 오염원이 하천에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 수질정책의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역대 국책사업에서 수질오염은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다. 그러나 현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은  수질 악화가 불보듯 해 계획부터 다시 해야 할 것이다.


※ 강뿔블러그에서는 오늘부터 모든 글에 <死대강반대> 머릿말을 붙일 예정입니다. 함께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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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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